top of page

​살아있는 전설, 주명덕 빈티지 사진전: 서울

"사람이 한평생 사는 길은 정말 알 길이 없다.

사진에 대한 작은 호기심이 지금까지 사진의 길을 걷게 했으니 말이다.

 

이 사진들은 처음 사진을 배우기 시작한 습작의 시기부터 십여 년 동안, 그러니까 1963년부터 1975년 사이에 찍은 사진들이다.

이 시절은 내가 몸담고 있는 이 사회에 사진으로 이바지해야 한다는 꿈에 사로잡혀 있던 시기였다.

 

미숙하던 시절이었지만, 사진에 대한 열정과 신념은 대단했던 듯하다. 1968년 중앙일보사에 입사하여 『월간 중앙』을 위하여

사진을 찍던 시절은 나를 성숙하게 만드는 기회가 되었다. 주간으로 계시던 이종복 선생을 만난 것도 큰 복이었다.

그는 사진으로 이 사회에, 이 역사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 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세월이 덧없이 흘렀다. 그 동안 나는 과연 사진에 전념하였는지, 또 누구를 위하여 어떠한 작업을 해왔는지 스스로 묻고 또 묻게 된다.

이 시절 사진에 대한 나의 소견을 『섞여진 이름들』 (1969년 출간) 후기로 대신한다.

‘사진'이라는 분야는 이제 우리의 생활에서 멀리할 수 없는 가장 가까운 생활예술이 되었다.

 

어느 학문, 어느 분야에서나 그네들이 주장하는 여러 가지 목표 달성을 위한 정점이 있듯이 사진의 길도 그것이 있다.

그것은 사실성과 기록성이란 정점이다. 나는 그 정점을 향해서 가고 싶다. 사진은 어느 분야의 예술보다도 뛰어나야 될 것이며, 뛰어날 수 있는 조건을 가졌다.

앞으로 나의 사진은 우리의 고유한 전통을 모으고 우리의 문제들을 현실에서 찾아서 사회에 반영시키기 위해 노력한 그 결과가 될 것이다. 이것이 ‘한국’에 태어난 사진작가로서 국가와 사회 그리고 민족에게 조금이라도 공헌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의 말

주명덕(朱明德, 1940~)


황해도 안악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문과대학에서 사학을 수학하였다. 1966년 서울 중앙 공보관에서 <포토에세이 홀트씨 고아원>으로 첫 개인전을 열었다. 1968년부터 1973년까지 『월간 중앙』 사진기자이자 편집기획자로 활동하였다. 1979년부터 도서출판 시각을 운영하며 사진 작업과 다양한 출판 기획활동을 하였다. 1960년대 홀트씨 고아원, 미군 기지촌 용주골, 인천의 중국인촌을 주목한 한국의 이방, 서울 시립아동병원 시리즈, 1970년대에는 한국의 가족, 지적 장애우 복지시설인 중앙각심학원, 서울 청운 요양원과 서울 시립 양로원, 서울 시립아동보로소, 미군 기지촌 운천 등을 통해 사회적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였다. 1970년대 중반부터는 한국의 공간, 명시의 고향, 한국의 장승 등 한국의 전통적인 공간과 건축의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작업을 하였다. 1980년대부터는 자연과 도시를 주제로 작업하였으며 설악산, 오대산, 지리산, 한라산, 장미, 연꽃 등의 소재를 통해 ‘검은 풍경’ 연작을 선보였다. 한국사진 역사 전시 운영위원장(1998), 사단법인 민족사진가협회 회장(1999-2003)과 제1회 대구사진 비엔날레 조직 위원회 위원장(2006)을 역임하였다. 2010년 문화예술부문 파라다이스 상을 수상하였다. 


                 

bottom of page